사찰여행/송광사

[스크랩] 송광사 능허교(凌虛橋)와 우화각(羽化閣)

Incheon 쟈칼 2009. 12. 5. 23:40

 

 

 

 

 

순천 송광사 조계문을 지나 경내로 진입하는 홍교(虹橋) 위에 세워진 문루(門樓) 형식의 우화각은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과 조화를 이루는 18세기 초의 건물이다. 전라남도 지방유형문화재 제59호로, 능허교(凌虛橋)라 불리는 홍교와 함께 속세와 인연을 끊고 불국(佛國)으로 향하는 선승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누각명칭인 우화(羽化.깃털우)는 몸과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져 신선이 된다는 뜻으로, 소동파(蘇東坡)의 '적벽가(赤壁歌)'에 나오는 ‘우화이등선(羽化而登仙)’에서 딴 것이다. 따라서 몸을 가볍게 하고 마음을 비워 부처님의 세계로 이끌기 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은 예로부터 물소리, 바람소리가 끊이지 않고 맑은 계곡에 비친 누각과 고목의 풍광이 빼어나, ‘우화청풍(羽化淸風)’이라 하여 송광사의 팔경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송광사를 거쳐 간 시인, 묵객들의 한시가 걸려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더욱 운치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건물은 정면 1칸 측면 4칸 규모에, 입구 쪽의 팔작지붕과 출구 쪽의 맞배지붕을 조합한 특이한 양식을 지녔다. 공포는 간결한 주심포(柱心包)식이다. 사중(寺中) 기록에 의하면 1707년에서 1711년에 걸쳐 건립한 후 1774년에 중수한 것으로, 18세기의 누교(樓橋) 건축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우화각의 정경은 송광사를 소개하는 상징적 이미지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데, 능허교 아래쪽 홍예 한가운데에 수면을 향해 배꼽처럼 툭 튀어나온 용두(용머리) 석상이 있다. 이 용(이 용의 이름을 공하 또는 범공이라고 한다)은 수살막이, 즉 계곡물을 통해서 음습하는 나쁜 기운을 용의 기운을 빌어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즉 이 용두는 물을 통해서 들어오는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수호신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그 용두의 입 부분에 3개의 엽전이 철사줄에 매달려 있다. 엽전은 안으로는 사각형으로 각이 지고 외부 형태는 둥글다. 안으로는 반듯하게(方), 밖으로는 둥글게(圓) 살라는 뜻이다. 둥근 것은 하늘이요, 모난 것은 땅이니 우주를 품고 있는 엽전에  담겨 있는 깊은 뜻을 음미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전하는 이야기는 이렇다. 능허교를 놓을 때 시줏돈을 받았는데, 다리를 완공하고 보니 그 엽전이 남았다. 공사를 감독하던 스님은 그 엽전을 자기 주머니에 넣지 않고 다리 아래에 매달아 놓았다. 사실 여부를 떠나, 엽전 한닢도 투명하고 정확하게 하려는 반듯한 수행자의 모습을 오늘에 기억하려는 것이다. 여의주를 입에 품고 있는 용의 입에 가느다란 철사끈이 늘어져있고, 엽전 3개는 철사끈에 매달려 있다.  

출처 : 무지개빛 사찰이야기
글쓴이 : 무지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