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여행/재미있는 사찰여행

사찰의 문

Incheon 쟈칼 2009. 12. 10. 07:27

사찰의 삼문(三門)

 

 

1. 사찰의 문


보통 큰 사찰을 들어서다 보면 세 종류의 문을 지나게끔 되어 있다.

이것을 사찰의 삼문(三門)이라 하며 그 순서는 일반적으로 첫 관문이 일주문, 그 다음으로  금강역사가 버티고 있는 금강문(金剛門)이나 사천왕상이 있는 천왕문(天王門), 그리고 마지막 관문은 불이문(不二門) 혹은 해탈문(解脫門)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순서는 사찰의 구조나 형편에 따라 다양한 차이가 있어 양산 통도사나 부산 범어사는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의 순서로 되어 있지만 김제 금산사 같은 경우는 그 순서가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으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다.

이러한 사찰의 삼문은 제 각각 나름의 고유한 상징을 담고 있지만 한편으로 모두 사찰의 문이라는 한 가지 점에서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사찰의 산문은 단순한 통행의 기능을 넘어서는 것으로 문 이전과 문 이후의 공간에 상징적인 차이를 두고 이를 문으로 구별하므로, 문의 통과행위는 곧 차원의 상승과 경지의 전이를 의미한다. 사찰의 산문에서는 일반적인 문과 같은 문짝이나 혹은 담장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산문이 물리적 존재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 마음 챙김과 같은 고차원적 경계를 지닌다는 것을 알려준다."1)

 

 * 註 1) 한국사찰건축의 경계공간에 나타난 위상기하학적 특성에 관한 연구

(배강원 외1인.한국실내디자인학회논문집 제14권 5호. 통권52호. 2005년10월)



2. 일주문(一柱門)

 

 부산 범어사 일주문

 

사찰의 첫 관문인 일주문은 말 그대로 기둥이 일렬로 세워져 있는 문을 말하는데 이는 마음을 하나로 모아 일심(一心)으로 첫발을 들여놓으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문의 구조에서까지 그 의미를 담아내고자 했다.

사람들이 이 문을 들어서기 전 두 손을 모아 합장(合掌)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일주문의 명칭은 첫 관문으로서의 구조적인 의미를 반영하는 것이고 특별히 조계문(부산범어사)이나 홍하문(문경김룡사,합천해인사)과 같은 별칭으로 불리는 일주문도 있다.


 

3. 금강문(金剛門)

 

 김제 금산사 금강문


금강문은 그 문 내부에 양쪽으로 인왕상(仁王像)인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을 모시고 있다.

이 인왕상은 원래 인도의 약차신(藥叉神,Yaksa)에서 유래된 것으로 사악한 기운들의 침입을 막는 수문장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한 상은 금강저와 같은 무기를 들고 입을 벌리고 있는 아형(阿形)으로 아금강상(阿金剛像)이라 하고 또 한 상은 권법의 자세를 하고 입을 꽉 다물고 있는 음형(吽形)으로 음금강상(吽金剛像)이라 칭한다. 하지만 이 또한 그 형상이 항상 일정하지는 않다.

그리고 인왕상과 함께 사자를 타고 있는 보현동자(보살)와 코끼리를 타고 있는 문수동자의 모습을 모셔둔 곳도 더러 있다.

 

 

 하동 쌍계사 금강문 아금강상

 

하동 쌍계사 음금강상

 

 코끼리를 타고 있는 문수동자

 

 사자(산예)를 타고 있는 보현동자


 

4. 천왕문(天王門)

 

김제 금산사 천왕문

 

천왕문은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모셔둔 곳으로 사천왕문이라 하기도 한다.

이 사천왕은 33천의 중심인 수미산 중턱에서 사방을 지키며 불법을 수호하는 왕들로 사대천왕(四大天王), 호세사왕(護世四王)이라고도 하는데 네 방향에 따라 동방 지국천왕(持國天王), 서방 광목천왕(廣目天王), 남방 증장천왕(增長天王), 북방 다문천왕(多聞天王)으로 부른다.

이 또한 인도에서 유래한 것으로 그 모습이 처음에는 인도 귀인(貴人)의 상을 띠고 있었으나 중국으로 유입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지금의 무인(武人)의 형상으로 정착이 되었다.

 

각각의 천왕들은 그 형상에 따라 고유한 지물(持物)들을 들고 있는데 시대와 나라, 그리고 경전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으나 요즈음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구분이 되고 있다.

천왕문을 들어서면 일반적으로 오른쪽에 동남방의 두 천왕이, 왼쪽으로는 서북방의 두 천왕이 모셔져 있는데 동방지국천왕은 악기인 비파, 서방 광목천왕은 용과 여의주, 남방 증장천왕은 칼, 북방 다문천왕은 창과 보탑 혹은 보서를 들고 있다.

그리고 오방색 중 각 방위를 상징하는 색을 입혔다는 설이 있으나 현존하는 사천왕상들을 살펴볼 때 그러한 기준으로 구분을 짓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듯 하다.

 

 예산 수덕사 천왕문 동방지국천왕

 

 예산 수덕사 천왕문 남방증장천왕

 

  예산 수덕사 천왕문 서방광목천왕

 

  예산 수덕사 천왕문 북방다문천왕


5. 불이문(不二門)과 해탈문(解脫門)

 

 부산 범어사 불이문


세상의 일은 어느 것 하나도 따로 존재하는 것이 없다. 성과 속, 유와 무, 아름다움과 추함과 같은 전혀 다른 것이라 여기는 인식들은 사실 따로 존재할 수 없는 즉 인과(因果)의 섭리로 보면 서로가 떨어질 수 없는 한 덩어리인 셈이다.

이렇듯 진리는 둘이 아닌 하나라는 불이(不二), 일체의 분별을 떠난 그 경계로 들어가는 상징의 문이 불이문이다.

이 불이문을 지나면 본격적인 전각들이 있는 사찰의 마당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불이문을 통과한다는 의미는 바깥 속세에서 마음을 하나로 모아 일주문을 지나서 금강문이나 천왕문을 거치며 사악한 기운들을 떨쳐내고 온전히 수행의 공간으로 진입한다는 상징과 더불어 곧 해탈의 경지에 이름과 다르지 않다.

바로 마지막 관문의 이름이 불이문이고 해탈문이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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