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여행/선암사

[스크랩] 선암사 / 정호승

Incheon 쟈칼 2009. 12. 8. 22:11

 

 

 

 

 

선암사 /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구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선암사 해우소 / 복효근



선암사 매화 보러 갔다가
매화는 일러 피지 않고
뒤가 마려워 해우소 찾았지


똥 싸는 것도 사람의 일
별거 있느냐는 듯
칸마다 문짝도 없는 해우소


하얀 화장지 대신
손바닥만하게 잘라놓은 10년 지난 신문지


가즈런히 놓여 있어 들여다보니
옛 독재자 사진이
웃으며 신문에 박혀 있는데
일을 마치고 그놈으로 밑을 닦았지


내려다보니
깊이는 또 얼마나 깊은지


까마득한 바닥에서
큰스님 큰 근심도 내 작은
걱정도 독재자의 억지 웃음도
한가지 똥이 되어
그야말로 승속이 여일한데


화장실로는 번역할 수 없는 해우소


그 깊은 뜻 깨달았지
세상에 똥구린내가
매화향처럼 느껴지긴 난생 처음이었지

 

 

 

 

 

해우소 사용상 주의할 점.

 

첫째, 머리를 숙여 아래를 보지 말아야 한다.
둘째, 낙서하거나 침을 뱉지 말아야 하며, 힘 쓰는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
셋째, 외우고자 하는 게송이 있다면 외운다.
넷째, 용변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나온다.
다섯째, 손을 씻기 전에는 다른 물건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출처 : 마음의 정원
글쓴이 : 마음의 정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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